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전신성 근육긴장증 (Myotonic Dystrophy)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신성 근육긴장증(Myotonic Dystrophy, DM)은 단순히 "근육이 약해지는 병"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야 할 질환입니다. 이는 신체의 근육계통뿐만 아니라 심장, 폐, 내분비계, 눈, 뇌 기능에 이르기까지 전신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다기관성 유전 질환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비교적 흔한 성인기 발병 유전성 근이영양증이며, 국내에서도 점차 그 존재가 밝혀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신성 근육긴장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근긴장증(myotonia)으로, 이는 수의근이 수축한 뒤 이완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손을 꽉 쥔 후 펴려고 할 때 손가락이 쉽게 펴지지 않고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고 점점 심해집니다.
하지만 이 질환의 진짜 문제는 단순히 근육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심장 부정맥, 폐기능 저하, 백내장, 불임, 인지기능 저하, 피로감, 내분비계 장애 등 다양한 장기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1. 전신성 근육긴장증의 정의 및 질병 분류:
1-1) 정의:
전신성 근육긴장증은 삼염기 반복 확장(trinucleotide repeat expansion)이라는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의근(골격근)의 수축 이후 이완이 지연되는 ‘근긴장증’ 증상과 함께 진행성 근력 약화, 다양한 전신적 합병증이 동반됩니다. 유전 양상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Autosomal Dominant)입니다.
1-2) 분류:
두 가지 주요 하위 유형
a. DM1 (Myotonic Dystrophy type 1, Steinert disease):
원인 유전자: DMPK (Dystrophia Myotonica Protein Kinase)
염색체 위치: 19q13.3
돌연변이: CTG 삼염기 반복의 비정상적 확장
특징: 조기 발병, 다양한 장기 침범, 선천형(congenital type) 존재
b. DM2 (Myotonic Dystrophy type 2, Proximal myotonic myopathy, PROMM):
원인 유전자: CNBP (Cellular Nucleic acid Binding Protein)
염색체 위치: 3q21
돌연변이: CCTG 사염기 반복의 확장
특징: 늦은 발병, 증상은 비교적 경미하며, 선천형은 없음
DM1과 DM2는 유전적 원인, 발병 나이, 주요 증상에 있어 차이가 크며, 환자 관리의 방향도 다르기 때문에 구분이 필수적입니다.
2. 원인 및 유전학적 기전:
2-1) CTG 반복 확장: 유전자 돌연변이의 핵심:
DM1은 19번 염색체의 DMPK 유전자 내 CTG 삼염기 반복 서열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발생합니다. 정상인의 경우 이 반복 수가 5~35회 정도에 불과하나, DM1 환자에서는 50~수천 회에 이릅니다. 반복 수가 많을수록 증상이 빠르게, 심각하게 나타나며 이를 유전적 예상증상 심화현상(anticipation)이라 부릅니다.
정상: < 35회
경계영역(intermediate): 35~49회
완전한 돌연변이: ≥ 50회 (병적)
선천형 DM1: ≥ 1000회 이상인 경우가 많음
DM2는 CNBP 유전자 내 CCTG 사염기 반복 확장으로 인해 발생하며, 그 기전은 비슷하지만 반복 수와 표현형의 차이가 있습니다.
2-2) 증상의 다양성과 반복 수의 관계:
반복 수가 많을수록:
발병 시기 빠름
근육 위축 및 전신 증상 심함
선천성 DM1 가능성 증가
반복 수 증가는 유전자 내 불안정성으로 인해 세대를 거칠수록 점점 심화되며, 특히 모계로부터 유전된 경우 더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3. 임상 증상 및 장기 침범:
전신성 근육긴장증은 근육계 외에도 심장, 폐, 소화기,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생식기 등 다양한 장기를 침범합니다. 특히 DM1은 더 광범위하고 심각한 전신 증상을 유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3-1) 근육 증상:
근긴장증(myotonia): 손가락, 안면, 턱, 혀 근육에서 흔히 나타남
근위약(proximal weakness): 점진적으로 진행, 보행 장애 유발
위축된 말초 근육: 손가락, 발등, 팔뚝, 종아리 등
피로감, 운동 후 회복 지연
3-2) 심혈관계 증상:
전도 이상: AV block, bundle branch block
부정맥: 심실빈맥, 심방세동
심근병증 및 심부전
돌연사 위험성 ↑ → 정기적인 심전도, 심장초음파 검사 필수
3-3) 호흡기계:
호흡근 약화 → 폐활량 감소
수면 무호흡증, 호흡 부전
기관지염, 폐렴에 대한 감수성 증가
3-4) 안과 증상:
조기 발병 백내장(early-onset cataracts)
안검하수(ptosis), 외안근마비
3-5) 내분비 및 생식계:
인슐린 저항성 → 제2형 당뇨
갑상선 기능 저하증
남성: 고환 위축, 테스토스테론 감소, 불임
여성: 생리불순, 조기 폐경
3-6) 중추신경계 및 정신증상:
인지기능 저하, 학습장애 (특히 선천형)
수면과다증(hypersomnia)
우울증, 불안, 집중력 저하
3-7) 선천형 DM1의 특징:
산전 진단 가능
출생 직후 호흡부전, 사지 근력 약화, 인지장애
100% 모계 유전 → 산전 검사 권장
4. 진단 방법:
4-1) 병력 청취 및 신체검사:
가족력 확인
근긴장증 확인: 손가락 타진(tap test), 악수 시 강직감
백내장, 근위약, 탈모, 심장 관련 증상 등 종합 판단
4-2) 근전도 검사 (EMG):
전형적인 ‘다이브 폭포(dive bomber)’ 음
반복적인 전기자극에 대한 근섬유 반응 확인
4-3) 유전자 검사:
DM1: DMPK 유전자 내 CTG 반복 확인
DM2: CNBP 유전자 내 CCTG 반복 확인
산전 진단 가능 (양수 검사, 융모막융모 생검 등)
4-4) 보조 검사:
심전도, 심장초음파, 24시간 홀터 검사
폐기능 검사 (FVC, VC, MVV 등)
혈액검사 (CK 상승, 혈당, 갑상선 기능)
안과 검사 (백내장 확인)
5. 치료 및 관리:
현재 DM1과 DM2는 치료가 아닌 관리의 대상입니다. 완치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증상 조절, 장기 손상 예방, 합병증 감시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5-1) 약물 치료:
근긴장증 완화제: Mexiletine, Lamotrigine, Carbamazepine
수면장애: Modafinil, Methylphenidate
심장약물: 베타차단제, 항부정맥제
우울증: SSRIs, SNRIs
내분비 이상: 인슐린, 갑상선 호르몬 보충
5-2) 재활 및 물리치료:
근력 유지 운동, 스트레칭
보조기 착용, 낙상 방지
폐활량 유지 위한 호흡재활 훈련
5-3) 정기 검진 및 모니터링:
연 1~2회 심장 검사
폐기능 정기 평가
백내장 모니터링
당뇨 및 갑상선 기능 정기 측정
5-4) 유전 상담:
발병 위험성 설명
산전 진단 제공 가능
가족 구성원의 보인자 검사 권유
전신성 근육긴장증은 단순한 근육질환을 넘어서는 다기관성 전신 유전 질환입니다. 질환에 대한 인식 부족과 초기 증상의 모호함으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다학제적 접근은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의학 기술의 발전에 따라 차세대 유전자 치료나 RNA 기반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으며, 향후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예방, 증상 조절, 기능 보존, 정기검진이 핵심입니다.
전신성 근육긴장증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환자와 가족, 의료진이 함께 협력해 나갈 때 보다 건강하고 안정된 삶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신성 근육긴장증 (Myotonic Dystrophy)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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