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수두증 (Hydrocephalus)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두증은 뇌 안에서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이 과도하게 축적되어 뇌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뇌조직이 압박을 받으며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액체가 고여 있는 것만이 아니라, 뇌실 확장, 신경 손상, 인지 장애, 보행 장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복합적인 상태입니다.
더욱이 수두증은 신생아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발병 시기와 원인에 따라 임상 양상과 치료 전략이 크게 달라지는 질환입니다. 특히 노인의 경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치매와 혼동되기 쉬운 ‘정상압 수두증’이 대표적이며, 소아의 경우 두개골이 아직 단단히 닫히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 둘레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1. 수두증의 정의와 병태생리:
수두증(Hydrocephalus)은 ‘hydro(물)’와 ‘cephalus(머리)’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머리에 물이 찬 상태’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물’은 다름 아닌 뇌척수액(CSF)으로, 이는 뇌의 맥락총(choroid plexus)에서 하루 평균 약 500mL 정도
생성되어 뇌실 → 실비우스 도관 → 제4뇌실 → 지주막하강 → 정맥계 순으로 하루 약 3~4회 순환 후 흡수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생성-순환-흡수의 균형이 유지되지만, 이 과정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장애가 생기면 뇌척수액이 과도하게 축적되고 뇌실이 확장되면서 뇌압이 상승하거나 주변 조직이 눌리게 됩니다. 특히 뇌는 상대적으로 탄력성이 낮은 조직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압박은 신경세포 손상, 뇌위축,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수두증의 분류: 유형별로 접근하기
수두증은 여러 기준에 따라 분류됩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분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2-1) 병리적 분류:
a. 폐쇄성 수두증 (비교통성 수두증, Obstructive Hydrocephalus):
뇌척수액의 물리적 흐름이 차단되어 뇌실 내에 액체가 고임 가장 흔한 형태
예: 제3뇌실에 종양이 있어 실비우스 도관이 막히는 경우
b. 교통성 수두증 (Communicating Hydrocephalus):
뇌실 사이의 흐름은 유지되나, 뇌척수액이 지주막하강에서 흡수되지 못함 출혈, 감염, 염증 후 흡수 기능 저하가 원인
c. 과잉 생성형 수두증:
매우 드물지만, 맥락총 유두종 같은 종양이 뇌척수액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하는 경우
2-2) 시간적 분류:
a. 선천성 수두증:
태아기 또는 출생 직후 진단
뇌관 협착, 신경관 결손, 선천성 감염(예: 톡소플라스마, CMV) 등이 원인
b. 후천성 수두증:
외상, 뇌출혈, 종양, 감염 등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
2-3) 압력 기준 분류:
a. 정상압 수두증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노인에서 주로 발생
뇌실은 확장됐지만, 뇌압은 정상 범위
보행장애, 요실금, 인지장애의 3대 증상
b. 고압 수두증:
급성 폐쇄성 수두증에서 흔함
심한 두통, 구토, 의식저하, 시신경부종 동반
3. 연령대별 주요 증상:
3-1) 신생아 및 영아:
두위(머리 둘레)의 급격한 증가
천문 팽창 및 맥박
눈동자가 아래를 응시하는 ‘해 째기(sign of sunset)’
수유 거부, 경련, 체중 증가 지연
지속적인 울음, 과민 반응
3-2) 소아:
두통, 특히 아침에 심함
구역 및 구토
시력 저하, 복시
보행 불안정, 운동 능력 저하
학습장애, 집중력 저하
3-3) 성인 및 노인:
보행 장애: 발을 끌거나 중심을 못 잡는 ‘자석처럼 바닥에 붙는 보행’
요실금
인지기능 저하: 기억력 감퇴, 무기력, 혼동
정서 변화: 우울증, 감정 기복
고혈압성 두통(고압형의 경우)
※ 노인성 수두증은 ‘치매’나 ‘파킨슨병’으로 잘못 진단될 수 있으므로 정밀 검사 필요
4. 진단 방법:
4-1) 두부 영상 검사:
a. MRI: 가장 정밀하고, 뇌실 확장, 구조 이상, 병변 위치 확인 가능
b. CT: 응급 상황에서 빠르게 확인 가능, 특히 출혈 동반 여부 확인에 유리
c. CSF 유동검사(CSF Flow MRI): 뇌척수액 순환 장애 확인
4-2) 뇌압 측정 및 뇌척수액 검사:
요추천자(Lumbar puncture)로 CSF 압력 측정
TAP Test(요추천자로 CSF 제거 후 보행 능력 호전 여부 확인)
신경심리검사: 인지 기능 평가
4-3) 신생아의 경우:
두개골 천문이 열려 있어 두부 초음파로도 진단 가능
5. 치료 방법:
5-1) 뇌실복강션트(VP Shunt):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
뇌실에 관을 삽입하여 복강으로 CSF 배출
뇌실-복막, 뇌실-심방, 뇌실-흉막 션트 등 다양한 경로 가능 감염, 막힘, 과배출 등 합병증 가능성 존재
5-2) 제3뇌실 바닥 절개술(ETV):
내시경으로 제3뇌실 바닥에 구멍을 내어 CSF 순환 우회 폐쇄성 수두증에서 특히 효과적
션트 없이 자연 순환 복원 가능하다는 장점
단, 재폐쇄 가능성 존재
5-3) 기타 치료:
원인 치료: 종양 제거, 감염 치료
약물 치료: 일시적인 뇌압 조절 목적
재활 치료: 인지 기능 회복, 보행 훈련
수두증은 단순히 ‘물’이 차는 상태가 아닙니다. 뇌라는 생명의 중추기관에 구조적·기능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그만큼 조기 발견과 정확한 진단, 적절한 수술 및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생아의 머리 둘레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노인이 갑자기 보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소변을 자주 실수하며 기억력이 떨어진다면, 단순한 성장의 일부 혹은 노화로만 여기지 마시고 반드시 신경외과나 신경과의 정밀 검진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의료기술이 발전한 오늘날, 수두증은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션트 수술이나 내시경적 수술을 시행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수술 후 재활과 정기적인 추적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수두증 (Hydrocephalus)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경계통의 질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헌팅턴병 (Huntington's Disease) (3) | 2025.05.29 |
---|---|
중추성 통증 증후군 (Central Pain Syndrome) (1) | 2025.05.28 |
길랭-바레 증후군 (Guillain-Barré Syndrome) (3) | 2025.05.26 |
간질 및 발작 (Epilepsy and Seizures) (3) | 2025.05.23 |
뇌종양 (Brain Tumors) (2) | 2025.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