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동맥류(Pseudoaneurysm)

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몸의 혈관계는 심장과 각 장기를 연결하여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대사 산물을 회수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맥은 심장에서부터 출발하여 고압의 혈액을 전신으로 운반하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에, 이 혈관의 구조적 안정성은 생명 유지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상, 감염, 의학적 시술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동맥이 손상될 경우, 이로 인한 병리적 변화가 나타나게 되는데요. 이 가운데 동맥류(aneurysm)는 동맥 벽이 확장되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며, 이와 비슷하지만 해부학적으로는 전혀 다른 병변이 바로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입니다.

가성동맥류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거짓 동맥류’라고 불리며 진성 동맥류와는 구조, 기전, 진단 및 치료에서 모두 다릅니다. 특히 최근에는 혈관중재시술 및 외상환자의 증가로 인해 가성동맥류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임상적 대처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 가성동맥류의 정의 및 구조: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는 혈관벽이 손상되면서 혈액이 혈관 외부로 누출되었을 때, 이 혈액이 주변 조직 내에 국한되어 형성된 박동성 혈종(pulsatile hematoma)을 의미합니다. 이 구조물은 혈류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마치 동맥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혈관의 내막(intima), 중막(media), 외막(adventitia)으로 구성된 정상 혈관벽이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즉, 진성동맥류(true aneurysm)는 모든 혈관벽이 팽창하는 것이지만, 가성동맥류는 혈관벽이 완전히 파열된 후 혈액이 주위 조직에 고여 형성된 혈종이 조직의 섬유화나 염증 반응에 의해 둘러싸인 형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 병변은 구조적으로 매우 불안정하며, 파열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2. 발생 원인:

가성동맥류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2-1) 외상성 원인:

가장 전통적인 가성동맥류의 원인 중 하나는 직접적인 외상입니다. 교통사고, 산업재해, 낙상, 총상, 자상 등으로 인해 동맥이 직접 손상을 받게 되면, 혈관벽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외부로 유출되어 가성동맥류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특히 팔, 다리, 목 부위처럼 혈관이 표면 가까이 위치한 부위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2-2) 의인성 원인 (Iatrogenic cause):

의료행위로 인한 혈관 손상 역시 가성동맥류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최근에는 심혈관계 중재시술(예: 관상동맥중재술, 카테터 삽입 등), 혈관 조영술, 혈액 검사 중 동맥 천자 등이 증가하면서 대퇴동맥이나 요골동맥 부위에서 가성동맥류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퇴동맥 천자 부위는 혈류가 강하고 깊이에 따라 압박이 어려워, 가성동맥류 발생률이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2-3) 수술 후 합병증:

복부 또는 흉부 대동맥 수술, 장기이식 수술(예: 간이식), 췌장수술 등에서는 혈관을 직접적으로 건드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혈관봉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고혈압 등의 상태에서 혈류의 압력이 높아질 경우 가성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2-4) 감염성 원인:

드물지만, 세균 감염이 혈관벽을 침범하여 괴사와 파열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감염성 가성동맥류(Infected pseudoaneurysm)’ 또는 ‘진균성 가성동맥류(Mycotic pseudoaneurysm)’라고 부릅니다. 면역억제 상태, HIV, 당뇨병, 패혈증 환자 등에서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병태생리:

가성동맥류의 핵심 병태생리는 혈관벽이 파열되면서 생긴 출혈이 주변 조직에 의해 제한되고, 그 혈종이 박동성을 가지며 존재하는 현상입니다. 혈액은 혈관 외부로 빠져나오지만 완전히 흘러나오지 않고, 주위의 근육, 근막, 결합조직 등에 의해 국소적으로 둘러싸이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박동성의 혈류가 지속되면, 혈종 내부는 액화되고 점차 섬유화 조직이 주변을 둘러싸게 됩니다. 이러한 조직은 혈관벽과 유사한 외형을 가지나, 실제 혈관의 정상벽 구조는 아니며, 탄력성과 안정성이 매우 떨어지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병변은 점점 더 커지게 되며, 혈전 형성, 염증, 조직압박, 파열 등의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4. 주요 발생 부위:

가성동맥류는 전신의 동맥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다음과 같은 부위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4-1) 대퇴동맥(Femoral artery):

시술 접근 부위로 가장 흔함

 

4-2) 요골동맥(Radial artery):

혈액 채취나 도관 삽입 후

 

4-3) 경동맥(Carotid artery):

경부 외상 혹은 목 수술 후

 

4-4) 쇄골하동맥(Subclavian artery):

중심정맥관 삽입 시 손상 가능 간동맥(Hepatic artery), 비장동맥(Splenic artery): 복부 수술, 췌장염 후 장간막동맥(Mesenteric artery): 복부외상 또는 감염성 원인

 

5. 주요 증상:

가성동맥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들입니다.

 

5-1) 일반 증상:

박동성 종괴: 환자 혹은 의료진이 만져볼 때 박동하는 혹이 느껴집니다.

국소 통증: 혈류 이상과 주위 조직 압박으로 인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피부 발적 및 열감: 염증성 반응이 동반될 경우

피부 괴사 및 궤양: 압박 또는 혈류 장애가 장기간 지속되면 피부에 손상이 발생합니다.

신경 압박 증상: 감각 저하, 무감각, 근력 약화 등

 

5-2) 파열 증상:

가성동맥류가 급성 파열되는 경우, 아래와 같은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복통, 흉통 또는 사지 통증

저혈압, 청색증, 쇼크

심한 출혈 및 실혈성 빈혈

심할 경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6. 진단 방법:

가성동맥류는 임상 증상과 영상 검사를 종합적으로 통해 진단합니다.

6-1) 도플러 초음파:

비침습적이며 즉각적인 진단이 가능

To-and-fro sign: 수축기와 이완기에서 혈류 방향이 번갈아 나타남 내강 내 혈류 속도와 크기 등을 측정 가능

 

6-2) CT 혈관조영술 (CTA):

병변의 위치, 크기, 주변 장기와의 관계를 정밀하게 파악 가능

출혈 여부, 다발성 병변, 동정맥루 여부 확인에 유리

 

6-3) 혈관조영술 (Conventional angiography):

진단뿐 아니라 색전술 등 치료도 가능

다소 침습적이나 정확도가 매우 높음

 

6-4) MRI 및 MRA:

특히 뇌혈관 가성동맥류, 경부 병변에서 유용

연부 조직 평가에 강점

 

7. 치료 방법:

치료는 가성동맥류의 크기, 증상, 위치, 환자의 전신상태 등을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7-1) 보존적 치료: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을 경우 경과 관찰

도플러 유도 압박법: 반복적인 압박을 통해 가성동맥류의 내강 폐쇄 유도

 

7-2) 경피적 치료:

Thrombin 주입술: 혈액응고를 유도하는 약물을 가성동맥류 내에 주입 초음파 유도하 주입으로 비교적 간단하며 성공률이 높음

 

7-3) 혈관중재시술:

코일색전술: 코일을 이용해 혈류를 차단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 혈관 내벽을 덮어 혈류를 우회시키는 방법

특히 간동맥, 비장동맥 등 복부 내 가성동맥류에서 효과적

 

7-4) 외과적 수술:

출혈이 심하거나 중재적 치료 실패 시 시행

혈관 결찰, 혈관 대체술, 우회로 형성술 등 다양한 수술이 사용됨

 

8. 합병증:

가성동맥류는 치료하지 않거나 진행될 경우 다음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파열 및 급성 출혈

혈전 형성 후 색전증

감염 및 패혈증

신경 압박증후군

재발 가능성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는 진성동맥류와는 구조적, 병태생리학적으로 구분되는 질환으로, 외상, 의료 시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점점 더 많은 혈관중재시술이 이루어지는 현대 의료환경에서는 가성동맥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종괴나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방치할 경우 파열로 인한 급성 출혈, 쇼크,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만큼 빠른 대처가 필수적입니다. 도플러 초음파, CT 혈관조영술 등 영상 진단기술의 발전과 함께, thrombin 주입, 색전술, 스텐트 삽입 등 치료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가성동맥류의 예방을 위해서는, 시술 시 숙련된 기술과 해부학적 지식이 필요하며, 시술 후 환자의 모니터링도 철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성동맥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처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의료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 가성동맥류(Pseudoaneurysm)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