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랭-바레 증후군 (Guillain-Barré Syndrome)
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길랭-바레 증후군 (Guillain-Barré Syndrome)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몸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신경과 근육이 서로 긴밀하게 소통해야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팔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점점 움직이기 어려워진다면 어떨까요? 혹은 감각이 둔해지고, 심지어는 호흡까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한 피로나 근육통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 의심할 수 있는 대표적인 희귀 신경 질환 중 하나가 바로 길랭-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 GBS)입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급성으로 발병하는 말초신경계 질환으로, 자신의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성 신경병증입니다.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정확한 이해와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1. 길랭-바레 증후군의 정의:
길랭-바레 증후군은 프랑스의 의사인 Georges Guillain과 Jean Alexandre Barré의 이름에서 유래된 질환명으로,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AIDP, Acute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radiculoneuropathy)**이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주로 자가면역 반응으로 인해 말초신경의 수초(myelin sheath)가 손상되면서 신경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마비와 감각 이상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2. 원인: 면역체계의 오작동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이후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면서 오작동을 일으켜 신경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유력한 기전입니다.
흔한 유발 요인:
캄필로박터 제주니(Campylobacter jejuni) 감염 (대표적인 설사 유발 세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예: 인플루엔자, 코로나19 등)
EB 바이러스, CMV(사이토메갈로바이러스) 감염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
드물게 백신 접종 이후
이러한 감염 후 수 주 내에 면역체계가 신경계의 성분을 병원체로 오인하고 공격하게 되어 질환이 발병하게 됩니다.
3. 증상: 감각 이상부터 전신 마비까지
길랭-바레 증후군의 증상은 다양하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주요 증상:
하지에서 시작되는 근력 저하: 양측성(좌우 대칭)으로 나타나며 점차 상지로 퍼짐
감각 이상: 저림, 통증, 무감각 등
심부건반사 감소 또는 소실
안면신경 마비, 복시
호흡근 마비: 심한 경우 인공호흡기 필요
자율신경계 이상: 혈압 불안정, 심장 박동 변화, 땀 분비 조절 장애 등
특히, 급속하게 진행되는 마비가 특징으로, 몇 시간에서 며칠 내로 보행 불능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4. 진단 방법: 임상 증상과 검사를 통한 확인
길랭-바레 증후군은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음과 같은 검사와 병력을 통해 진단하게 됩니다.
진단에 활용되는 검사:
신경전도검사 (NCS): 말초신경의 신호 전도 속도 저하 확인
근전도검사 (EMG): 근육 반응 분석
요추천자 (척수액 검사): 단백질 증가, 백혈구 수는 정상 (알부민세포 불일치 현상)
MRI: 척수나 신경근의 이상 확인
또한 증상의 양상(급성 대칭성 마비, 심부건반사 소실 등)을 고려하여 임상적으로도 진단하게 됩니다.
5. 유형 분류: 대표적인 3가지
길랭-바레 증후군은 병리학적 기전에 따라 몇 가지로 나뉩니다.
유형 | 특징 | 유병률 |
AIDP (급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 | 가장 흔한 형태, 주로 서양에서 많음 | 약 70~90% |
AMAN (급성 축삭성 운동신경병증) | 근력 저하만 있고 감각은 보존됨 | 주로 아시아, 중남미 |
AMSAN (급성 감각운동 축삭신경병증) | 감각, 운동 모두 심하게 손상 | 예후가 가장 나쁨 |
6. 치료 방법: 면역 조절이 핵심
길랭-바레 증후군은 자가면역성 질환이므로,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치료가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6-1) 고용량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 (IVIG)
5일간 정맥 투여
병원성 자가항체를 중화하고 면역반응 억제
6-2) 혈장분리교환술 (Plasmapheresis)
혈액 내 자가항체 제거
일반적으로 4~6회 진행
6-3) 대증 치료
호흡기 보조 (인공호흡기)
통증 관리
물리치료 및 재활
스테로이드 치료는 효과가 없어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7. 회복 및 예후:
길랭-바레 증후군은 급성기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70~80%: 수개월 내 거의 완전한 회복
10~15%: 일부 영구적 후유증 (보행 장애, 감각 저하 등)
5~10%: 사망 (주로 호흡부전이나 자율신경계 이상 때문)
회복에는 빠르면 수 주, 길면 수 년이 걸릴 수 있으며, 재활치료와 심리적 지지가 중요합니다.
길랭-바레 증후군은 비록 희귀하지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특히 감염성 질환 이후 갑작스러운 마비 증상이 시작될 경우 이를 단순한 피로로 여겨 넘기지 마시고, 즉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빠른 진단과 면역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으나, 회복 과정은 개인차가 크므로 재활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손 씻기, 백신 접종, 건강한 생활 습관이 이 질환을 간접적으로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길랭-바레 증후군 (Guillain-Barré Syndrome)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