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 및 발작 (Epilepsy and Seizures)
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간질 및 발작(Epilepsy and Seizures)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간질(Epilepsy)은 오랜 시간 동안 사회적 편견과 오해 속에 있었던 질환 중 하나입니다. 많은 분들이 간질이라고 하면 단순히 몸을 부르르 떨며 넘어지는 경련성 발작만을 떠올리시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 간질은 훨씬 다양한 형태의 발작 양상을 보이며, 이로 인해 진단과 관리, 그리고 환자분들의 일상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천만 명 이상이 간질을 앓고 있으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대한민국에서도 약 36만 명 이상이 간질을 진단받았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소아기 또는 청소년기에 발병합니다. 그러나 성인 이후에 새롭게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1. 간질과 발작의 정의:
간질은 뇌신경세포의 일시적인 전기적 이상 흥분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발작(seizure)을 일으키는 만성적인 신경계 질환입니다.
중요한 점은, 단순히 한 번의 발작이 간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발작이 2회 이상 반복되며, 명확한 유발 원인이 없는 경우에 ‘간질’로 진단하게 됩니다.
발작은 뇌의 특정 부분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활동이 발생할 때 나타나며, 이는 운동, 감각, 인지, 의식 등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간질은 단순히 '경련성 질환'이라기보다는 '반복적인 뇌 전기 활동의 이상'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2. 간질의 주요 원인:
간질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2-1) 증상성 간질(Symptomatic epilepsy):
이 유형은 뇌 손상이나 뇌질환에 의한 명확한 원인이 있는 간질입니다. 대표적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산 전후의 뇌 손상 (예: 저산소증, 외상성 출산)
외상성 뇌손상 (교통사고, 낙상 등)
뇌종양
뇌염, 수막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
뇌졸중
선천성 뇌기형
알츠하이머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
2-2) 특발성 간질(Idiopathic epilepsy):
명확한 구조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로, 주로 유전적 요인 또는 뇌세포의 전기적 민감성이 높아져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며, 예후가 비교적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3. 발작의 유형:
간질성 발작은 발생 부위와 증상 양상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3-1) 부분 발작(Partial seizure):
a. 단순 부분 발작: 의식은 유지되며, 특정 신체 부위의 경련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납니다.
b. 복합 부분 발작: 의식 저하가 동반되며, 이상 행동이나 몽롱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c. 부분 발작의 이차 전신화: 국소 발작이 시작되어 전신으로 퍼지는 경우입니다.
3-2) 전신 발작(Generalized seizure):
a. 강직-간대 발작(대발작):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 근육 강직 및 간헐적인 경련이 나타나며,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입니다.
b. 소발작(absence seizure): 수 초간 멍한 상태로 있는 경우로, 주로 소아에게 흔합니다.
c. 근간대 발작(myoclonic seizure): 짧고 빠른 근육 수축이 특징입니다.
d. 무긴장성 발작(aton ic seizure): 갑작스러운 근력 상실로 인해 쓰러지게 됩니다.
4. 간질의 진단:
간질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검사가 필요합니다.
4-1) 병력 청취:
환자 본인과 가족 또는 목격자로부터 발작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청취합니다. 이는 발작 유형 및 간질 여부를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4-2) 뇌파 검사(EEG):
간질 진단에서 핵심적인 검사로, 뇌 전기 활동의 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정상 뇌파를 보이더라도 간질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며, 수면 뇌파, 장시간 뇌파 검사가 보조적으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4-3) 뇌 영상 검사 (MRI, CT):
특히 구조적인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뇌 MRI를 통해 뇌종양, 기형, 손상 등을 확인합니다.
5. 치료 방법:
간질의 치료는 다음과 같이 약물치료가 기본이며, 수술적 치료나 보조 요법이 병행되기도 합니다.
5-1) 항경련제 복용:
항경련제는 발작을 억제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치료입니다. 발작의 종류에 따라 선택되는 약물이 다르며, 일정 기간 발작이 조절되면 약물 중단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5-2) 수술적 치료: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간질의 경우, 수술로 발작의 원인이 되는 뇌 부위를 제거하거나 신경을 차단하는 방법이 사용됩니다.
5-3) 케톤식이 요법:
특히 소아에서 적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고지방-저탄수화물 식단을 유지하여 뇌의 대사 환경을 변화시키는 방식입니다.
5-4) 신경자극술:
미주신경자극술(VNS)이나 반응성 신경자극기(RNS) 삽입 등을 통해 뇌의 과도한 전기 활동을 억제합니다.
6. 일상생활 속 관리와 예방:
간질 환자분들은 일상생활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a. 충분한 수면 유지: 수면 부족은 발작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b. 규칙적인 약물 복용: 약 복용을 잊지 않도록 알람 등을 활용해야 합니다.
c. 과음 및 스트레스 피하기: 술이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발작을 촉발할 수 있습니다.
d. 수영, 운전, 고소작업 주의: 발작 시 사고의 위험이 큰 활동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e. 응급 대처법 숙지: 가족이나 주변인에게 발작 시 응급처치 방법을 알려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질은 단순히 뇌전증이라는 병리적 상태를 넘어서 환자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 질환입니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 그리고 적절한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도 발작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며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입니다. 간질은 결코 부끄러운 병이 아니며, 많은 환자분들이 학교, 직장, 가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더욱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간질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갖고 따뜻한 시선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이렇게 간질 및 발작(Epilepsy and Seizures)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