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생의 건강교실 이번 포스팅에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에 관하여 포스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치료 또한 매우 제한적인 난치성 질환이 존재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이하 ALS)입니다. 이 질환은 미국의 유명 야구선수 루 게릭(Lou Gehrig)의 이름을 따서 루 게릭 병이라고도 불리며, 근육을 조절하는 신경세포가 점차적으로 손상되고 파괴됨으로써 전신의 운동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입니다.
ALS는 단지 개인의 운동 능력을 상실하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경제적으로도 깊은 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질병입니다. 그러나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까지 낮은 편이며, 많은 환자들이 질병의 초기 증상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병을 키워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1. 질환의 정의와 병태생리: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은 운동신경세포(Motor neurons)의 점진적인 소멸로 인해 근육이 점점 약화되고 위축되는 질환입니다. 뇌의 상위운동신경세포(Upper motor neurons)와 척수의 하위운동신경세포(Lower motor neurons)가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로 인해 자발적인 근육 움직임이 불가능해지며, 결국 사지 마비, 호흡기 마비에 이르게 됩니다.
운동신경세포는 우리 몸의 근육에 신호를 전달하여 움직임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ALS에서는 이 신경세포가 점차적으로 파괴되어, 처음에는 한쪽 팔이나 다리의 근력 저하, 근육 경련으로 시작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근육군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병태는 신경계의 퇴행성 변화(degenerative change)로 설명되며, 현재로서는 비가역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 발병 원인 및 위험 요인:
ALS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유전적, 환경적, 생화학적 요인들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1) 유전적 요인:
전체 ALS 환자의 약 5~10%는 가족력이 있는 가족성 ALS(familial ALS, FALS)로 분류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SOD1(superoxide dismutase 1)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외에도 C9ORF72, TDP-43, FUS 등의 유전자 변이도 알려져 있습니다.
2-2) 산발성 ALS(sporadic ALS):
나머지 약 90~95%는 가족력이 없는 산발성(sportadic) 형태로 발병합니다. 이 경우에는 환경적 요인(예: 중금속 노출, 흡연, 군복무, 살충제 등), 바이러스 감염, 자가면역 반응, 글루탐산 독성(glutamate excitotoxicity) 등이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뚜렷한 인과관계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2-3) 기타 위험 인자:
a. 나이: 대부분의 ALS는 40~70세 사이에 발병합니다.
b. 성별: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더 높은 발병률을 보입니다.
c. 유전적 소인: 위에서 언급한 유전자 변이 존재 시 위험이 증가합니다.
3. 증상 및 질병 경과:
ALS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환자마다 나타나는 양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3-1) 초기 증상:
한쪽 팔이나 다리의 근력 저하
손의 미세한 움직임 감소 (예: 글씨 쓰기, 단추 채우기 어려움)
근육 경련(fasciculation) 또는 경련성 수축
발음이 어눌해지거나(구음장애, dysarthria), 삼킴 곤란(연하곤란, dysphagia)
3-2) 진행 단계:
사지의 점진적인 마비
호흡근 약화 → 호흡 부전 가능
연하근, 구강근 마비로 음식 섭취 어려움
심리적 변화: 무력감, 우울증, 감정 기복(감정 실금, pseudobulbar affect) 인지기능 변화(일부 환자에서는 전두측두엽 치매 동반)
3-3) 말기:
대부분의 환자는 자발적인 호흡이 어려워지며 인공호흡기에 의존
언어 소통 불가
침상생활로 전환
평균 생존 기간은 진단 후 약 3~5년이지만, 일부는 10년 이상 생존하기도 합니다 (대표적 사례: 스티븐 호킹 박사)
4. 진단 방법:
ALS는 특정한 단일 검사로 진단되는 질환이 아니며,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배제 진단(diagnosis of exclusion)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4-1) 신경학적 검사:
근위축, 근력 약화, 근섬유속삭임(fasciculation), 경직, 반사 항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4-2) 근전도(EMG) 및 신경전도검사(NCV):
하위운동신경세포의 손상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근섬유의 자발적 활동 및 탈신경화 소견 등을 확인합니다.
4-3) 자기공명영상(MRI):
뇌와 척수의 다른 질환(종양, 다발성 경화증 등)을 감별하는 데 사용됩니다.
4-4) 혈액검사 및 유전자 검사:
대사성 질환, 감염, 자가면역 질환 등을 배제
유전적 원인 의심 시 해당 유전자 검사 진행
5. 치료 및 관리:
현재까지 ALS의 완치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치료의 목표는 증상 완화와 삶의 질 유지입니다.
5-1) 약물 치료:
리루졸(Riluzole): 글루탐산 억제를 통해 신경세포 손상을 지연시킵니다. 생존기간을 약 2~3개월 연장할 수 있습니다.
에다라본(Edaravone):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용을 하며, 일부 환자에게 질병 진행 속도 완화 효과를 보입니다.
5-2) 재활 및 보조 기기: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통해 근육 경직 완화, 일상생활 도움
언어치료,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AAC) 활용
전동휠체어, 섭식 보조기기, 호흡 보조기기 등 단계별 활용
5-3) 호흡기 관리:
이산화탄소 축적 및 호흡 곤란 시 비침습적 양압환기(NIPPV)
진행 시에는 기관절개 후 인공호흡기 필요
5-4) 영양 관리:
연하곤란 심해질 경우 위루술(G-tube)을 통해 영양 공급
삼킴훈련, 연하 보조 식이요법 적용
5-5) 심리 및 정서 지원:
우울증, 불안 등에 대한 상담 및 약물 치료
환자 및 가족 대상의 심리사회적 지원 프로그램 필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은 개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 중대한 신경근육질환입니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고, 완치가 어려운 만큼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질병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적절한 약물치료와 재활, 그리고 다학제적인 접근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고 연장할 수 있습니다.
환자분과 가족분들께는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보가 절실하며, 사회 전체가 ALS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ALS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희망도 서서히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에 관하여 알아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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